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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에 대한 생각, 여행에 대한 시(Thoughts on Travel, A Travel Poem)
【여행】여행에 대한 생각, 여행에 대한 시(Thoughts on Travel, A Travel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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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시 모음입니다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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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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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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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 관한 시 | 【여행】여행에 대한 생각, 여행에 대한 시(Thoughts On Travel, A Travel Poem) 인기 답변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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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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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길에 관한 시 여행이란 무시로 빈집을 드나드는 바람처럼 그렇게 떠나는 것이다.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 길에 관한 명상 [정리: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길이 있으며 길과 사람 사이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자전거가 있다. ▲ 물감을 아끼다보면 제대로 그림을 그릴 수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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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시 모음입니다





문을 나서면 여행의 가장 어려운 관문은 지난 셈이다. – 네델란드 격언 –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 – 마르셀푸르스키-   이 장마가 그치면 무더운 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겠네요. 여행에 관한 시를 모아 보았습니다.

* 귀가 / 양전형

긴 여행에서 돌아온 내게

아내가

바람 잘 털어내고 들어오란다

* 여행에 대한 짧은 보고서 / 이화은

사는 일이 그냥

숨 쉬는 일이라는

이 낡은

생각의 驛舍에

방금 도착했다

평생이 걸렸다

* 강릉, 7번 국도 / 김소현



다음 생애에 여기 다시 오면

걸어 들어가요 우리

이 길을 버리고 바다로

넓은 앞치마를 펼치며

누추한 별을 헹구는

나는 파도가 되어

바닷 속에 잠긴 오래된

노래가 당신은 되어



* 가을여행2 / 김한규



늦은 오후의 강둑 길은

오래전 사진 속 정지된 시간처럼 적막하다

바람도 잠들어

은빛 강은 잘 갈무리된 한 장의 수채화

거꾸로 선 나무는 누구를 기다리는지

긴 목을 강물에 박고도

어이 저리 숨결 고울 수 있는지

허무로 가득 찬 강빛에 잠시 시선을 빼앗긴 사이

아가씨 손톱 같은 낮달이 산 머리에 올라앉았다

늦은 가을 저녁 강

그 침묵의 언어에 나무의자 하나를 권했다

그때 강의 표정은 슬픔이었는지

아름다움이었는지

혹은 그리움이었는지

산허리를 감아도는 레미콘 차량 한 대가

회색 어둠으로 사라지며 귀가를 종용했다

돌아서는 등 뒤로 이제 곧 강빛 가장자리부터

성근 별들이 뚝뚝 떨어지면

갈대숲도 강으로 더 가까이 다가앉으며

토닥토닥

지난밤 못다 한 이야기 다시 이어가겠지

쓸쓸함에 대하여

이별에 대하여

지난밤 구름과 바람의 위험한 사랑에 대하여

축복이다

野菊 향기에 취하다

강물 위를 밤새워 걷다

물안개 입자가 되다

한 방울 물이 되어 강과 한 몸으로 흐르다

분명 축복이다

22살엔 왜 이토록 사랑하지 못 했는지



* 여행 / 조오현

어떤 사람이 나를 만나 뵙고 싶다고 부처님 말씀을 듣고 깨달음을 얻고 싶다고 전화를 했다. 나는 참 잘난 놈이라고 속으로 웃고는 큰소리로 “나는 지금 여행 중이다” 했더니 그 사람이 “언제 돌아오십니까” 하고 묻기에 “그건 나도 몰라 어쩜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지도 몰라”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사실 나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길을 평생 나로부터 떠나고 떠나고 있다



*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여행은 때로 / 김재진

때로 여행은 그럴 때 있어라.

낯선 이들 속에 앉아 맛없는 음식을 먹거나

보내기 싫은 사람을 보내야 할 때 있어라

지구의 반대편을 걸어와 함께 시간을 나누던

친구와 작별하듯 여행은 때로

기약 없는 이별일 때 있어라

닫혀진 문 밖으로 음악이 흐르고

때로는 마음이 저절로 움직여

모르는 여인을 안고 싶을 때 있어라

한때는 내 눈이 진실이라 믿었던 것

초처럼 녹아내려 지워질 때 있듯이

여행은 때로 행복한 도망일 때 있어라

음음음, 소리 내어 포도주를 음미하듯

눈감고 바라보는 향기일 때 있어라

숨죽인 채 들어보는 침묵일 때 있어라.





여행에 관한 시 모음

기차 여행/김동리 소설가(1913-1995)

달리는 차장 밖으로 고향 같은

마을이 내다뵌다

집집마다 감나무 대추나무

잎새들 몹시 반짝거려

동네가 환히 들여다보인다

툇마루마다 반들반들 닦아져 있고

방안엔 머리 감아 빗은

달덩이 같은 처녀 꽃수틀 안고 있네

그 앞집 부엌에선

떡시루 김 오르는 거 보이고, 또

그 옆집 말끔히 슬어진 뜰의

뽀얀 흙 위엔 암탉 한 마리 졸고

그 곁으로 어린애기 아장 걸어가고 있네

“아, 저기는 내 고향,

내가 자라던 동네

저 아장아장 걷고 있는 애기는

바로 내가 아닐까”, 하는 순간

기차는 새된 기적 소리를 지르며

시커먼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낯선 곳/ 고은 (1933-)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곳으로

떠나라

그대 온갖 추억과 사전을 버리고

빈주먹조차 버리고

떠나라

떠나는 것이야말로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최초의 탄생이다. 떠나라

여행/박경리 (1926-2008)

나는 거의 여행을 하지 않았다

피치 못할 일로 외출해야 할 때도

그 전날부터 어수선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릴적에는 나다니기를 싫어한 나를

구멍지기라 하며 어머니는 꾸중했다

바깥세상이 두려웠는지

낯설어서 그랬는지 알수가 없다

그러나 나도 남 못지않은 나그네였다

내 방식대로 진종일 대부분의 시간

혼자서 여행을 했다

꿈속에서도 여행을 했고

서산 바라보면서도 여행을 했고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면서도

서억서억 톱이 움직이며

나무의 살갗이 찍기는 것을

그럴 때도 여행을 했고

밭을 맬 때도

설거지를 할 때도 여행을 했다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혹은 배를 타고

그런 여행은 아니었지만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는

그런 여행은 아니었지만

보다 은밀하고 내면으로 내면으로

촘촘하고 섬세했으며

다양하고 풍성했다

행선지도 있었고 귀착지도 있었다

바이칼 호수도 있었으며

밤하늘의 별이 크다는 사하라 사막

작가이기도 했던 어떤 여자가

사막을 건너면서 신의 계시를 받아

메테르니히와 러시아 황제 사이를 오가며

신성동맹을 주선했다는 사연이 있는

그 별이 큰 사막의 밤하늘

히말라야의 짐진 노새와 야크의 슬픈 풍경

마음의 여행이든 현실적인 여행이든

사라졌다간 되돌아오기도 하는

기억의 눈보라

안개이며 구름이며 몽환이긴 매일반

다만 내 글 모두가

정처없던 그 여행기 여행의 기록일 것이다

여행기/임영준 시인(1956-)

스쳐가는 사람들 모두

뭉게구름을 타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간들은

나룻배 위에서 한가로이

바람 따라 흔들리고

물결은 온갖 꽃으로 만발하여

권태를 속속들이 파고 들었다

노을이 멈추는 마을까지

산 몇 개쯤은 단박에 열렸고

모닥불 사이에서 날밤이

노릇노릇 무르익을 때쯤이면

별이 하얗게 쏟아져 내렸다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용혜원 시인 (1952-)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가야겠습니다

그 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것입니다

하늘도 땅도 달라 보이고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골 아낙네의 모습에서

농부의 모습에서

어부의 모습에서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알고 싶습니다

정류장에서 만난 삶들에게 목례를 하고

산길에서 웃음으로 길을 묻고

옆자리의 시선도 만나

오며 가며 잃었던 나를 만나야겠습니다

아침이면 숲길에서 나무들의 이야기를 묻고

구름 떠나는 이유를 알고

파도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저녁이 오면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하룻밤에 만들고 싶습니다

돌아올 때는 비밀스런 이야기로

행복한 웃음을 띄우겠습니다

여행지에서/ 김재진(1955-)

사람들이 지나가고 또 지나갔어요

아무도 만난 사람은 없어요

아 도시에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방심한 마음으로 기다렸을 뿐이지요.

멀리서 누군가 손 흔들면 나도 발돋움하며

따라서 손 흘들었지요

아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기다리는 동안 어느새 동화책 한 권을 다 읽었어요.

동화처럼 살고 싶어요. 아니면 영화처럼

아무도 오지 않더라도 그저 나무처럼 서 있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어요.

어디선가 지금 기차가 지나가고

영화관 속에선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 사람도 있을거예요.

배낭위에 걸터앉아 나를 보는 사람이 있어요

그도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여행이란 다 그래요

사실은 기다리는 연습인걸요

기다리는 동안 그저 우두커니

스스로를 보는거죠

내가 나를 기다린다는 말, 우습나요?

언젠가 알게 될 거예요. 머지 않은 훗날

누군가를 기다리며 당신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어딘가에서

당신을 들여다보게 될 거예요.

여행/ 손광세 시인(1945-)

떠나면 만난다.

그것이 무엇이건

떠나면 만나게 된다.

잔뜩 찌푸린 날씨이거나

속잎을 열고 나오는 새벽 파도이거나

내가 있건 없건 스쳐갈

스카프 두른 바람이거나

모래톱에 떠밀려온 조개껍질이거나

조개껍질처럼 뽀얀 낱말이거나

아직은 만나지 못한 무언가를

떠나면 만난다.

섬 마을을 찾아가는 뱃고동 소리이거나

흘러간 유행가 가락이거나

여가수의 목에 달라붙은

애절한 슬픔이거나

사각봉투에 담아 보낸 연정이거나

소주 한 잔 건넬 줄 아는

텁텁한 인정이거나

머리카락 쓸어 넘기는 여인이냐

못 만나더라도

떠나면 만난다.

방구석에 결코 만날 수 없는 무언가를

떠나면 만나게 된다.

산허리에 뭉게구름 피어오르고

은사시나무 잎새들

배를 뒤집는 여름날

혼자면 어떻게

여럿이면 또 어떤가?

배낭 매고 기차 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볼 일이다.

여행/ 윤성택 시인(1972-)

여정이 일치하는 그곳에 당신이 있고

길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시간은 망명과 같아 아무도 그

서사의끝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나 끝끝내 완성될 운명이

이렇게 읽히고 있다는 사실,

사랑은 단 한번 펼친면의 첫줄에서

비유된다 이제 더 이상

우연한 방식의 이야기는 없다

그곳에 도착했으니 가방은

조용해지고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여행은 항상 당신의 궤도에 있다

여행/ 이여진 시인(전남 해남출생)

강물 같은 세월속에 부서진

혼신의 파편을 모아

마지막 모닥불을 지피는 정열로

당신과 여행을 하고 싶다.

이름 없는 작은 포구의

선술집 목로에서

정담을 나누며

마시는 한잔 술에

추억을 쏟아내며

그렇게 밤을 지새고 싶다.

세상의 추한 바람과

시샘의 눈총에도 아랑곳 않고

물욕고 육욕도 없는 세상을 찾아

그렇게 당신과 여행을 하고 싶다.

이제는 퇴색해 흔적조차 알 수 없는

유년의 방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득한 고향 그 꿈속으로

그렇게 당신과 여행을 하고 싶다.

류시화 시 모음

류시화 시인을 알게 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이다. 그때 류시화 시인의 시, ‘소금별’을 처음 읽었다. 어릴때여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 시가 좋아서 몇번이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시에 대해서 생각하면 류시화 시인의 시 ‘소금별’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어느새 난 그 시를 외우게 되었다(물론, 길이도 길지않고 문장도 그리 어렵지 않긴 하지만). 일년일년 커가면서 시를 한번씩 상기할 때마다 그 시를 보며 류시화 시인은 참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시를 읽으면 우주의 아득한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난 시에 친숙함이 생겼고 시라는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한때는 시인을 꿈꾸던 소년이기도 했다. 물론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17년이 지난 지금 난 시인과는 문학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기는 하다. 시인이라는 꿈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학업 경쟁에 치이며 좀더 현실적인 꿈을 찾으며 자연스럽게 내 가슴속에서 잊혀져갔다. 그리고 류시화 시인도 매일같이 떠올렸던 소금별이라는 시도 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좀 더 시간이 흐른뒤, 아버지의 책장에서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류시화 시인이 인도로 떠나 깨달음에 대한 사색과 명상을 한 내용이었다. 신비로웠다. 인도 여행 중의 일화와 깨달음을 엮은 산문들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그의 영혼의 색이 나의 영혼에 색들을 조금이나 물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물들인다기 보다 탁해지고 얼룩덜룩한 나의 영혼의 색을 빼고 있다는게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류시화 시인의 행보와 시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사실 이제 나는 시인이라는 꿈을 더이상 꿀 수가 없다. 꿈을 꾸고 시작하는데 뭐가 걸리겠냐마는 나는 이미 내가 이룩한 것들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시를 쓸만큼 언어적으로 풍부한 사람도 아니며 이 세계에 대해서 깊은 감상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대신 도전 해보고싶은 일은 하나가 있다. 바로 동화책을 내손으로 직접 쓰고 싶다. 글뿐만 아니라 그림까지도. 이미 어둑어둑해진 영혼일지는 몰라도 맑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노래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에 다다르는 역량을 어느정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들을 위해 순수한 영혼으로 세상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동화책을 쓰고 싶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그래서 오늘은 류시화 시인의 시를 모아보았다. 어릴적 나처럼 류시화 시인의 시가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되었다면 나또한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먼저,

류시화 시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출처 – 류시화 시인 페이스북

– 본명 : 안재찬

– 충청북도 옥천에서 1958년 태어남

– 시인이자 명상가이다.

–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었다.

– 1980~1982년까지 박덕규, 이문재, 하재봉 등과 함께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다.

– 1983~1990년에는 창작 활동을 중단하고 구도의 길을 떠났다. 이 기간 동안 명상서적 번역 작업을 했다.

– 1988년부터 열 차례에 걸쳐 인도를 여행하며, 라즈니쉬 명상센터에서 생활해왔다.

–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1989년~1998년 동안 21번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 저작권 협회의 집계 기준으로 류시화 시인의 시는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낭송되는 시로 손꼽히기도 한다.

– 류시화 시인의 작품은 문단과 문예지에 외면을 당하기도 했다. 안재찬으로 활동했을 당시, 민중적이고 저항적 작품을 지향했던 당대의 문단과는 달리 신비주의적 세계관의 작품세계로 인해 문단으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외계인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 류시화의 시는 일상 언어들을 사용해 신비한 세계를 빚어내어, 걸림없이 마음에 걸어들어오면서 결코 쉽고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무게로 삶을 잡아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낯익음 속에 감추어져 있는 낯설음의 세계를 재발견하는 시세계를 한껏 선사해왔다.

– 류시화는 가타 명상센터, 제주도 서귀포 등에서 지내며 네팔, 티벳, 스리랑카, 인도 등을 여행하며 그가 꿈꿔왔던 자유의 본질 그리고 깨달음에 관한 사색과 명상들이 가득한 산문집을 내기도 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실소를 자아내는 일화들 속에서, 그렇지만 그냥 흘려버리기엔 너무 무거운 이야기로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르침을 전해준다. – 집필작품으로는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비롯하여,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과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이 있다. 산문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을 썼다. 또한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와 인디언 추장 연설문 모음집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를 썼으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티벳 사자의 서』, 『조화로운 삶』,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용서』, 『인생수업』 등의 명상서적을 우리말로 옮겼다. 2017년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2018년 ‘인생학교에서 시 읽기1’ 『시로 납치하다』와 우화집 『인생 우화』를, 2019년 산문집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를 출간했다.

작가의 한마디

“우리는 떠나게 되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다. 이 지구별에서는 우리가 얻은 어떤 물질도, 어떤 명성도 영원한 것일 수 없도록 규칙이 정해져 있다.또한 떠날 때는 그 모든 것을 놓고 빈손으로 가야 한다. 가혹한 규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규칙은 규칙이다. 그리고 이 우주의 더욱 가혹한 규칙은, 만일 우리가 여행의 목적을 잊어 버리고 여행지에 집착한다면 그 집착이 사라질 때까지 언제까지나 다시 그 장소에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똑같은 일을 되풀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이상 작가의 정보는 ‘YES24 작가파일’의 정보를 참고하였습니다.

<류시화 시인 시모음>

소금인형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 간

소금 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 든

나는

소금 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세월

류시화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내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었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먼저 가 보았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서러운 울음을 나는 보았네

배들도 눈물 어린 등불을 켜고

차마 갈대 숲을 빠르게 떠나지 못했네

누그든 떠나갈 때는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류시화

겨울 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 뒤에 숨은 붉은 열매처럼

여기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지켜보는 것이 있다

서서히 얼어붙는 수면에 시선을 박은 채

돌 틈에 숨어 내다보는 물고기의 눈처럼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건방진 새처럼

무엇인가 있다

눈을 깜박이지도 않는 그것

눈밖에 없는 그것이

밤에 별들 사이에서, 내가 좋아하는

큰곰별자리 두 눈에 박혀

나를 내려다 본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때로 그것은 내 안에 들어와서

내 눈으로 밖을 내다 보기도 하고

내 눈으로 나를 들여다 보기도 한다

그것은 무엇일까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있을까

여기 겨울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 지고 난 붉은 열매처럼

차가운 공기를 떨게 하면서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떨게 하는 것이 있다

도둑

류시화

도둑이 온다면

큰 길로야 오지 않겠지

그가 온다면 내 집 뒤 작은 오솔길

풀 몇 줄기 쓰러뜨리며 오겠지

그러면 나는 불을 끄고 잠든 척 해야지

그냥 스쳐 지나는 바람이려니 하면서

어떤 새가 밤의 풀섶에서

새끼를 치는 것이려니 하면서

도둑이 온다면

내 깊이 잠든 틈을 타서 오겠지

그가 온다면 내 깊고 깊은 잠

꿈의 강을 건너 오겠지

그러면 나는 베게에 얼굴을 묻고

잠든 척 해야지

잠든 척 하는 자를 누가 깨울 수 있으랴

그는 이미 깨어 있기에

그대와 함께 있으면

류시화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너무나도

행복한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내 마음속의 모든 생각을

그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어느땐

아무말 하지 않아도

마치 내 마음을 털어 놓은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항상 나를 이해하는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너무나도

편안한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사소한 일 조차 속일 필요없고

잘보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세상을 두려워 하지않는

자신감을 갖습니다

나는 사랑으로 그대에게 의지하면서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대는 내게

특별한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히말라야의 새

류시화

히말라야 기슭

만년설이 바라보이는 해발 이천오백 미터

고지대의 한적한 마을에서

한낮의 햇살이 매서운 눈처럼 쏘아보는 곳에서

나는 보았다

늙은 붉은머리 독수리 한 마리

먹이를 찾아 천천히 공중을 선회하다가

까마귀 몇 마리에게 습격당하는 것을

원래는 자신의 영토였으나

이제는 까마귀들의 하늘이 된 곳에서

홀로 고독하게 날던 붉은머리 독수리

까마귀들의 집중 공격에 잠시 균형을 잃고

마을의 지붕들 위로 추락할 뻔했다

그러나 붉은머리 독수리는 초연하게 피할 뿐

까마귀들에 맞서 싸우려 하지 않았다

히말라야 고산지대

만년설의 흰 눈을 배경으로

더욱 검고 탐욕스러워 보이는 까마귀들은

늙은 붉은머리 독수리를 얕잡아보고

사방에서 겁없이 덤벼들었다 그때

나는 보았다

독수리의 눈빛이 한순간 흰 눈에 반사되는 것을

그러나 늙은 독수리는 이내 평정을 되찾고

한 바퀴 공중을 선회할 뿐

까마귀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한낮의 태양이 매서운 눈처럼 쏘아보는 곳

원주민들이 히말라야의 새라고 부르는 붉은머리 독수리는

천천히 만년설을 향해 날아갔다

태양도 눈을 녹이지 못하는 그곳

까마귀들은 더 이상 그를 추적할 수 없었다

나 역시 그 흰 눈에 눈이 부셔서

그곳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류시화

별은 어디서 반짝임을 얻는 걸까

별은 어떻게 진흙을 목숨으로 바꾸는 걸까

별은 왜 존재하는 걸까

과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원자들의 핵융합 때문이라고

목사가 말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증거라고

점성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수레바퀴 같은 내 운명의 계시라고

시인은 말했다, 별은 내 눈물이라고

마지막으로 나는 신비주의자에게 가서 물었다

신비주의자는 별 따위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 차라리

네 안에 있는 별에나 관심을 가지라고

그 설명을 듣는 동안에

어느새 나는 나이를 먹었다

나는 더욱 알 수 없는 눈으로

별들을 바라본다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인도의 어떤 노인처럼

명상할 때의 고요함과 빵 한 조각만으로

만족하는 것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그 노인처럼

밤에 먼 하늘을 향해 앉아서

별들을 바라보는 것을 방해받는 일

소금별

류시화

소금별에 사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 수 없네

눈물을 흘리면

소금별이 녹아 버리기 때문

소금별 사람들은

눈물을 감추려고 자꾸만

눈을 깜박이네

소금별이 더 많이 반짝이는 건

그 때문이지

고구마에게 바치는 노래

류시화

고구마여

고구마여

나는 이제 너를 먹는다

너는 여름 내내 땅 속에서 감정의 농도를 조절하며

태양의 초대를 점잖게 거절했다

두더지들은 너의 우아한 기품에 놀라

치아를 하얗게 닦지 않고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도 넌 네 몸의 일부분만을 허락했을 뿐

하지만 이제는 온 존재로

내 앞에 너 자신을 드러냈다

남자 고구마여

여자 고구마여

나는 두 손으로 너를 감싼다

네가 진흙 속에서 숨쉬고 있을 때

세상은 따뜻했다

난 네가 없으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

쌀과 빵만으로 목숨을 연명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슬픈 일

어떻게 네가 그 많은 벌레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돌투성이의 흙을 당분으로 바꾸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다

고구마여, 나는 너처럼 살고 싶다

삶에서 너처럼 오직 한 가지 대상만을 찾고 싶다

고구마여

우리가 외로울 때 먹었던 고구마여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결국 무의 세계로 돌아갈 것인가

그러나 내 앞에는 고구마가 있다

생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넌 말하는 듯하다

모습은 바뀌어도 우리 모두는

언제까지나 우리 모두의 곁에 있는 것이라고

아무것도 죽지 않는다고

그렇다, 난 모든 길들을 다 따라가 보진 않았다

모든 사물에 다 귀 기울이진 않았다

그러나 나는 감히 대지의 신에게 말한다

세상에서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고구마여, 너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희망은 나의 것이라고

들풀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 비목 – 당나라 시인 노조린의 시에 나오는 물고기

거리에서

류시화

거리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모두가 타인인 곳에서

지하도 난간 옆에 새처럼 쭈그리고 앉아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아무도 그 남자가 우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아무도 그 눈물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거리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한 세기가 저물고

한 세기가 시작되는 곳에서

모두가 타인일 수밖에 없는 곳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신이 눈을 만들고 인간이 눈물을 만들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가 우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나는 다만 그에게

무언의 말을 전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눈물이라고

길 가는 자의 노래

류시화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 시 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바람 부는 날의 꿈

류시화

바람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 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 가를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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